성서에 기록된 이 사건은 실제로 일어났습니까? 정말 성서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들이 모두 한순간에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까? 일부 사람들은 인간의 언어들이 어떻게 생겨나 퍼지게 되었는지를 묘사하는 이 성서 기록을 비웃습니다. 한 저술가는 “바벨탑 신화는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장 황당무계한 이야기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한 유대교 랍비도 그 기록을 가리켜 “민족들의 기원을 설명해 보려는 순진한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바벨탑에 관한 기록을 믿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그 기록이 언어의 기원을 설명하는 특정 이론들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부 학자들은 언어 그룹들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모어”(母語)로부터 점차 진화해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하면, 의성어에 불과한 수준에서 더 복잡한 말들로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최초의 몇몇 언어들이 독자적으로 형성되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론들을 비롯하여 서로 모순되는 그 밖의 여러 이론들 때문에, 많은 사람은 W. T. 피치 교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언어의 진화」(The Evolution of Language)에서 “아직까지 확실한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고 기술합니다.

고고학자와 연구가들은 인간 언어의 기원과 발전에 관해 어떤 점들을 발견했습니까? 지금까지 제기된 이론들 중에 그러한 발견과 일치하는 것이 있습니까? 아니면 발견된 사실은 바벨탑에 관한 성서 기록과 일치합니까? 우선 성서 기록을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서는 언어에 혼란이 생기고 사람들이 흩어지게 된 일이 후에 바빌로니아라고 불리게 된 “시날 땅에서” 있었다고  알려 줍니다. (창세 11:2) 그 일은 언제 있었습니까? 성서는 아브라함보다 250년 먼저 태어난 벨렉의 시대에 “땅[“땅의 사람들”, 영문 신세계역 참조주 성경 각주 참조]이 나뉘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바벨에서 일어난 사건은 약 4200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창세 10:25; 11:18-26.

일부 학자들은 현대의 언어들이 원래 존재했던 단 하나의 언어, 거의 10만 년 전에 인간이 사용했다고 하는 “모어”로부터 생겨난 것이라는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 한편 오늘날의 언어들이 적어도 6000년 전에 사용되었던 여러 조상 언어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언어학자들은 이미 사라져 버린 언어들의 발전 과정을 어떻게 알아냅니까?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것은 난감한 문제이다. 생물학자와 달리 언어학자에게는 과거를 들여다보게 해 주는 화석이 없기 때문이다.” 그 잡지는 “수학적인 추측”을 통해 결론을 내리는 한 진화 언어학자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언어학상의 화석”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 화석들은 무엇이며 언어의 기원에 대해 어떤 점들을 알려 줍니까? 「신브리태니커 백과사전」(영문)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가장 오래된 문자 언어의 기록들, 즉 입수 가능한 유일한 언어학상의 화석들은 고작해야 대략 4000년이나 5000년 전의 것일 뿐이다.” 고고학자들은 이 “언어학상의 화석들” 즉 “문자 언어의 기록들”을 어디에서 발견했습니까? 바로 하(下)메소포타미아 즉 고대 시날 땅에 해당하는 지역입니다. * 따라서 입수된 물증은 성서에 언급된 사실과 일치합니다.

성서는 바벨에서 하느님이 사람들의 “언어를 혼란시켜 그들이 서로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게” 하셨다고 알려 줍니다. (창세 11:7) 그 결과 그들은 “도시[바벨] 세우기를 그만두”고 “온 지면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창세 11:8, 9) 이처럼 성서는 현대 언어들이 모두 하나의 “모어”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서는 완전한 체계를 갖춘 것으로 보이는 여러 개의 새로운 언어, 각각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서로 분명히 구별되고 차이가 있는 언어들이 갑자기 나타났음을 알려 줍니다.

그러면 오늘날 세계에 존재하는 언어 그룹들은 과연 어떻습니까? 근본적으로 유사합니까, 아니면 차이가 있습니까? 인지 과학자인 리라 보로디츠키는 이렇게 기술했습니다. “언어학자들은 세계의 언어들을 더 깊이 연구해 가면서(약 7000개의 언어가 있는데 그중 분석된 것들은 소수에 불과함),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차이점들을 무수히 발견하고 있다.” 그렇습니다. 중국 남부 지방에서 사용되는 광둥어와 하카어와 같이 한 어족에 속한 언어와 방언들은 서로 유사할 수 있지만, 그 언어들은 다른 어족에 속한 언어들, 이를테면 스페인에서 사용되는 서카탈루냐어나 발렌시아어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언어는 사람이 사물의 색, 수량, 위치, 방향과 같은 주변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묘사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한 언어에서는 “오른쪽 손에 벌레가 있어요”라고 말하지만, 다른 언어에서는 “남서쪽 손에  벌레가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러한 차이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바벨탑을 짓던 사람들이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던 것도 당연하지 않습니까?

인류가 사용한 원래의 언어는 어떠했습니까? 성서는 최초의 인간인 아담이 모든 동물과 날짐승의 이름을 지을 때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알려 줍니다. (창세 2:20) 또한 아담은 시를 지어 아내에 대한 감정을 표현했으며, 그의 아내는 하느님이 내리신 명령과 그분께 불순종할 때의 결과를 분명히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창세 2:23; 3:1-3) 이처럼 인간은 최초의 언어를 사용해서 온전한 의사소통을 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바벨에서 언어에 혼란이 생기면서, 지적·신체적 힘을 결집하는 인류의 능력은 방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새로운 언어는 최초의 언어와 마찬가지로 복잡했습니다. 불과 몇 세기 내에 사람들은 북적이는 도시를 건설하고 강력한 군대를 조직했으며 국제적인 무역을 했습니다. (창세 13:12; 14:1-11; 37:25) 광범위한 어휘와 문법을 사용하지 않고서 사람들이 그러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겠습니까? 성서에 의하면, 최초의 인간 언어와 바벨에서 생겨난 언어들은 끙끙거리거나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이루어진 원시적인 것이 아니라 복잡한 언어들이었습니다.

현대에 조사를 통해 밝혀진 점들도 그러한 결론을 지지합니다. 「케임브리지 언어 백과사전」(The Cambridge Encyclopedia of Language)은 이렇게 알려 줍니다. “지금까지 조사된 모든 문화권들은 문화적 측면에서 얼마나 ‘원시적’이든, 소위 ‘문명화’된 민족의 언어에 비견할 만한 복잡성을 지닌 완전한 체계를 갖춘 언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설명과 비슷하게, 하버드 대학 교수인 스티븐 핀커는 자신이 저술한 「언어 본능」(The Language Instinct)이라는 책에서 “석기 시대 언어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기술합니다.

언어학상의 “화석”들의 시대와 장소, 언어 그룹들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 고대 언어들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입니까? 많은 사람은 바벨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성서 기록이 온전히 신뢰할 만하다고 결론 내립니다.

성서는 사람들이 여호와 하느님께 반역했기 때문에 그분이 바벨에서 언어를 혼란시키셨다고 알려 줍니다. (창세 11:4-7) 하지만 그분은 “뭇 백성들에게 순결한 언어로 바꾸어 주는 일을 해서, 그들이 다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어깨를 나란히 하여 하느님을 섬기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스바냐 3:9) 이 “순결한 언어” 즉 하느님의 말씀에 들어 있는 진리는 오늘날 전 세계의 사람들을 모아들이고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볼 때, 장래에 하느님께서는 온 인류에게 하나의 공통 언어를 주셔서 바벨에서의 혼란을 원래대로 돌려놓으심으로 인류를 더욱 연합시키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